보도자료


제주 핫플레이스 함덕리 미래는 “개발 아닌 공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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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이 주인이다-제주 마을이야기] (3) 함덕리 - ‘자연과 문화’에서 미래를 찾다


마을의 자원과 가치를 주민들이 발견하고 이를 바탕으로 더 나은 공동체를 조성하기 위한 마을만들기 사업. 시행착오와 현실적 어려움을 넘어 제주 마을 곳곳에서는 ‘작지만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제주의소리]는 제주특별자치도마을만들기종합지원센터와 함께 주민 주도의 마을만들기를 통해 희망의 증거를 발견한 제주의 마을들을 살펴보는 연중기획을 마련했다. 이를 계기로 더 나은 제주의 미래를 향한 실마리를 찾고자 한다. / 편집자


서우봉에서 바라본 함덕리의 모습. ⓒ제주의소리


제주시 동지역에서 동쪽으로 14km 떨어진 조천읍 함덕리는 작년 기준 인구수가 7281명이다. 전국 행정리 중 가장 손꼽히는 규모이며, 웬만한 읍면 수준의 규모를 지닌 마을이다. 아름다운 함덕해수욕장 백사장 앞에는 숙박업소와 상가가 밀집해 있는데 농업과 상업지역, 농어촌과 도시의 모습이 혼재돼 있다. 연중 관광객으로 북적이는 이 곳은 제주여행 필수 코스로 꼽히는 명소다.

유명세를 타면서 전국에서 관광객이 쏟아진 것은 마을에 경제적인 기회였지만 동시에 위기이기도 했다. 쓰레기가 넘쳐났고, 교통혼잡과 주차난으로 주민들의 불편함은 심각해졌다. 계속된 해안가 건축행위로 경관 훼손 논란이 이어졌다.

주민들이 ‘보여지는 개발’을 넘어 ‘미래와 자연이 공존하는 방향’을 택한 이유다. 함덕리는 해안가에 관광지구 개발사업을 중단하고 상업관련 시설을 최소화하기로 결정했다. 해안가에 건축을 하고 임대사업을 하면 수익이 크겠지만 한 번 훼손된 해변은 되돌리기 힘들 것이라고 판단했다. 함덕해수욕장 백사장과 서우봉으로 이어지는 산책길 역시 각종 편의시설 설치를 최소화하고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보존하는 방향을 선택했다.

함덕 주민들의 서우봉 지킴이 활동은 1단체 1오름 가꾸기 운동의 모범사례로 꼽힌다. 사진은 코로나 팬데믹 이전 촬영한 마을 자원봉사자들의 모습. ⓒ제주의소리


마을에 남아있는 습지 도르못에서 생태보존활동과 함께 학생과 관광객들을 위한 체험교육을 진행하는 것도 생태적 자원을 지키고 가꾸는 일의 중요성을 인식했기 때문이다. 2015년부터 매월 둘째주 일요일 진행되는 서우봉 지킴이 활동은 모범사례로 인정받아 1단체 1오름 가꾸기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서우봉과 그 주변 생태계를 조사하고 자연관찰 생태지도에 기록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마을 차원에서 텀블러와 종이빨대를 주민과 카페에 무상지원하고 있기도 하다.

함덕이 자연과 함께 택한 키워드는 문화다.

스테핑스톤 페스티벌, 국제라틴문화페스티벌, 썸머 클래식 페스티벌, 핫섬머워터 페스티벌 등 다양한 장르의 여름밤 해변 축제를 ‘함덕뮤직위크’로 엮어냈다. 이 축제는 마을회가 주관한다. 주민들은 축제 조직위원회에 참여해 마을의 얼굴이 될 콘텐츠를 함께 구상한다. 마을의 자산을 잠시 내어주고 주민들과 외부의 예술가와 기획가가 협업하는 프로젝트로 2012년부터 함덕 여름밤의 상징이 됐다. 코로나가 잦아들고 축제가 재개되면 참가 아티스트들과 연계해 마을 청소년들에게 음악 레슨도 구상하는 등 더 큰 연결과 확산을 위한 계획도 있다.

문화생활이 어려운 계층을 위한 찾아가는 함다리 영화관, 생업으로 문화생활이 어려운 주민들을 위한 주야간 취미 프로그램 알음알음도 이 마을만의 독특한 문화프로그램이다. 복합문화공간 함덕32, 마을에서 운영하는 새마을작은도서관 등의 공간은 이 마을의 문화적 자산이다.

함덕뮤직위크는 함덕리를 대표하는 여름축제다. 사진은 이 기간 진행되는 스테핑스톤 페스티벌 공연 장면. ⓒ제주의소리


여름 해수욕장 기간 여행자들과 만나는 데일리 마켓인 함덕 비치 플리마켓은 정착주민과 선주민이 즐겁게 어울릴 수 있는 계기를 제공했고, 정착주민이 늘어나는 결과로 나타났다. 2016년 2689세대, 6677명이었던 마을 인구수는 작년 3285세대, 7281명까지 늘었다.

주차문제 해결을 위해서 행정의 지원을 기다리는 대신 주민들이 마을에 진출한 기업들과의 협의를 통해 대안을 모색하는 것도 이 마을의 적극적인 자발성을 보여주는 사례다.

마을의 자원을 잘 지키면서 이를 통해 나오는 마을 공동사업의 수익을 지역주민을 위한 문화, 복지, 교육사업에 환원한다는 게 기본 전제다. 주민들이 협업해 만든 마을기업을 통해 마을의 자립성과 지속성을 강화한다는 목표다.

한명용 함덕리장은 “다음 세대에게 환경을 지키면서 물려주고 싶다는 마음이 크다. 삶의 질이 높은 마을이 되는 것이 소망”이라며 “개발이라는 명목하에 건물들만 늘어나는 게 아니라 지켜야 할 것은 최대한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한 이장은 “함덕해수욕장 백사장은 과거 8선진의 땅을 마을에 기부하면서 나눔의 문화로 시작된 곳”이라며 “해수욕장을 통해 나오는 수익을 마을로 다시 환원해 주민복지를 더 높일 계획이다. 앞으로 더 큰 나눔의 문화로 가야할 것“이라고 방향성을 밝혔다.

 

한명용 함덕리장이 팔선진 기념 조형물을 소개하고 있다. 선진은 돌 선(旋)+벌릴 진(陳)의 뜻으로 멜떼를 에워싼다는 뜻이다. 배에 그물을 싣고 멸치 떼 둘레를 두른 다음 양쪽에서 줄다리기 하듯 당겨내어 멸치잡이를 했다. 한 팀은 노 젓는 배 한척, 총책과 팀원으로 구성됐는데, 이 팀을 선진이라 불렀다. 마을에 8개의 선진팀이 있어 ‘팔선진’이라고 불린 것이다. 이들은 함덕 해안가 약 1만평 부지를 마을에 기부했고, 함덕리민은 고마움을 기리기 위해 기념 조형물을 세웠다. ⓒ제주의소리


함덕리는?

조천읍에 위치한 함덕리는 면적 874ha에 2021년 기준 7281명이 살고 있다. ‘함덕(咸德)’은 덕이 있는 사람들이 모여사는 마을이라는 뜻이다. 7세기 마을이 형성됐고 13세기에는 대규모의 인력과 선단의 입출항이 가능한 포구로서의 기능을 본격화했다. 해방 이후 수박과 배추를 재배하게 됐고 이를 운반하는 말구르마를 제주 최초로 도입한 지역이다. 한때 500여대가 넘게 운영됐는데 이는 마을에 경제적으로 큰 도움이 됐다. 현재는 감귤, 마늘 등을 재배 중이다. 어업과 관광업에 종사하는 주민들도 많다. 1952년 시작된 함덕 오일시장은 1일과 6일에 열리며 현재 90여 점포에 40여명의 상인이 영업 중이다.

1989년부터 ‘함덕소식’이라는 이름의 소식지가 시작돼 이후 ‘열린함덕’, ‘서우봉소식지’로 이어지고 있다. 2017년 창간호 후 지금까지 매년 발행되는 문예지 ‘함덕문학’이 있다. 인재발굴과 육성을 위한 함덕장학회는 서립이후 작년까지 657명의 학생들에게 6억3500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했다.

함덕해수욕장 백사장은 제주를 대표하는 해변으로 여름철 관광객들로 붐빈다. 교통이 편리한데다 길이 900m, 수심 1.2m의 백사장은 수심이 얉고 경사가 완만해 가족들의 해수욕의 최적지로 꼽힌다. 환해장성, 함덕연대, 서물당, 강림사터, 서우재단, 4구포제청, 진지동굴, 가마터, 한양할망당 등 다양한 문화유산이 분포돼있다. 함덕리 마을 포제, 어업의 풍요를 빌던 풍어제 등 전통문화가 남아있다. 매년 첫 날 함덕 서우봉 망오름 정상에서 진행되는 서우봉일출제도 유명하다.


함덕해수욕장 위에서 내려다 본 조천읍 함덕리의 모습.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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